조졸(釣卒)은 초보낚시인을 일컫는 말입니다.
마음가짐이나 행동거지가 치졸함에서 벗어나지를
못한 단계를 이르는 말입니다.
낚시의 기술도 거의 빵점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낚싯대로 어떤 고기든지 잡기만 하면 낚시인으로
아는 단계의 부류입니다.
고기만 잡을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되건
말건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는 단계입니다.
한마리의 고기라도 잡지 못하면 신경질을 내면서
낚시질을 그만두고 술부터 찾고, 취하면 고성방가
서슴지 않습니다.
막무가내로 낚시를 하다보니 남들과 줄이 엉키고
바늘로 주변 사람을 걸기도 하며, 초릿대를 가장
많이 망가뜨리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낚시인의 마음 가짐에 따라서 낚싯대나 낚싯줄이
움직이는 것이지 동작의 여하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를 때입니다.
모두가 조졸의 단계를 거치면서 고수로 발돋움을
하는데 대부분 본인의 초보시절은 잊습니다.
원래부터 고수였다고 착각을 하고 삽니다.
그러다가 몇 번의 출조 경험을 하면서 낚시용어가
귀에 익어 이해가 되고 재미도 있게 됩니다.
쓸만한 고기라도 몇마리를 낚게되면 사람이 차츰
달라집니다.
장비와 채비도 제대로 갖춥니다.
낚시 기술도 제법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이때가 되면 공연히 목에 힘이 들어갑니다.
본인을 낚시에 대해 대단히 고상하고 낭만적이며
낚시 소질 있는 낚시인으로 착각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되면 방자할 사(肆)자 붙은 조사(釣肆)로서
한 등급이 올라갑니다.
낚시에 대해서 박학다식(博學多識) 하다 믿으며
어디서든 낚시 이야기만 나오면 끼어들고 아는척
하며 말이 많아집니다.
'입질이 온다' =〉'어신이 들어 온다'
'고기가 제대로 잡히지를 않는다'=〉'조황이 별로
좋지 않다' 등으로 고상한 말을 즐겨 씁니다.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옆 낚시인이 대물이라도 낚아내면 바로 의기소침
(意氣銷沈) 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요러한 단계에 들어서면 주변의 사람들이 낚시에
미쳤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조마(釣痲), 홍역할 마(痲)~
이 단계가 되면 일이 손에 집히지 않습니다.
머릿속에서 찌가 항상 어른거립니다.
당구를 배우던 시절과 같아지는 수준입니다.
매주 낚시터를 찾지 않으면 몸살 나는 수준입니다.
경조사를 봉투로 때우고, 회사 결근도 불사합니다.
조상(釣孀), 과부 상(孀)~
아내를 주말 과부로 만드는 단계입니다.
주변에서 말리는 낚시 고수가 없다면 정말 위험한
단계입니다.
조포(釣怖)~
낚시에 대하여 공포감을 느끼는 단계입니다.
이쯤이 되면 갑자기 절제를 합니다.
다른 취미생활에도 눈을 돌립니다.
낚시로 인생 전체가 망가진다는 생각을 하기도~
요때쯤에 낚시에서 손을 떼는 낚시인 많습니다.
그러다가~
조차(釣且)~ 또 차(且)
다시 낚시를 시작하는 단계가 찾아옵니다.
이때는 행동도 마음가짐도 무르익습니다.
고기가 낚이건 말건 상관하지 않습니다.
대를 드리우고 그냥 즐깁니다.
그러다보면 고기보다 세월이 먼저 바늘 끝에 닿아 있습니다.
낚은 고기 방생해주지만 자신은 놓아주지 못하는 단계입니다.
조궁(釣窮), 다할 궁(窮)~
이제부터는 낚시를 통해서 도를 닦는 단계입니다.
남작(藍作) : 마음 안에 큰 바구니 만들고
자작(慈作) : 마음 안에 자비를 만들고
백작(百作) : 마음 안에 백사람의 어른 만들고
후작(厚作) : 마음 안에 후함을 만들고
공작(空作) : 모든 마음을 다 비웁니다.
요쯤되면 비로소 조성(釣聖)이나 조선(釣仙) 되는 것입니다.
도인(道人)이나 신선(神仙)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즐기는 낚시에도 신선의 도에 이르려면
구조오작위(九釣五作慰)의 14단계 거친다고
이외수 작가는 글에서 피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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