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죽변항
아침기온 영하 6~8도 한낮에는 영상 2~3도
바람 초속 6미터, 파도는 1~ 미터
합사 3호, 대구메탈 400g
지난달에 탔던 호창호를 다시 타게 되었습니다.
4톤 배에 한 쪽으로 8명이 낚시를 하기엔 좀 비좁은 감이 있었지만 줄 엉킴을 조심하면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보에는 파도가 1미터 미만인데 약간 더 높았습니다. 바람도 좀 불어서 배가 많이 떠밀립니다.
단단히 옷을 입고 갔기에 다행히지 그렇지 않았다면 얼어 죽을 뻔했고요
한 시간을 넘게 달리기에 기대했던 등에 포인트로 가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그렇기에 조황은 그리 만족스럽진 않습니다.
수심은 120~150미터 권
낚시를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지날 무렵 밑걸림에 바늘 목줄이 터지길 바라면서 버티는데
합삿줄이 배밑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다가 배 밑창에 닿아서 쓸리다가 곧 터져 나갑니다,
195미터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허망함과 화가 나면서 낚시를 포기하려는데
선장님이 신품 합사가 있다고 건넵니다. 2만 원에 샀죠. ㅠㅠ
내 전동 릴엔 합사 3호가 감겨 있는데 선장님이 건넨 것은 5호....
남은 3호 합사 60여 미터에 5호 200미터를 감으니 스풀이 뻑뻑할 정도로 겨우 감고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똑같은 상황이 또 생겨서 이번엔 130미터 정도 또 떠나보내고....
채비를 다시 메어서 내려보니 이젠 127미터 정도만 남았습니다.
이때부턴 자포자기 상태로 그냥 내리고 고패질도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바닥도 찍지 못하고, 배는 자동으로 너울성 파도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니까요.
그런데요 신기하게 바닥 확인도 못하는데 대구가 물고 올라옵니다.
메탈은 400g. 가끔 날리기도 하지만 곧바로 줄이 설 땐 한 마리씩 올라옵니다.
옆 사람 전동 릴을 보니 수심이 130m 정도.
이때부턴 낚시가 편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메탈을 몇 개 손실을 본 상태라 더 이상 낚시를 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밑걸림 없이 가끔 한 마리씩 올라오니까, 진작에 왜 바닥에서 충분히 띄우지 않고 했는지 또 한 지를 배우고 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입항 시간을 얼마 안 남기고 나머지 합사도 다 날리고 나서야 선창에 들어가서 잠을 청합니다.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떴을 땐 이미 배는 입항해서 모두들 짐을 들고 내리고 있었어요.
초반에 합사 손실만 보지 않았다면 기분 좋은 낚시를 할 수 있었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큼 잡았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배에서 옆 친구와 몇 번을 확인했을 때에도 분명 대구 8마리가 담겨 있었는데.....
의왕에 도착해서 저보다 못 잡은 동생들에게 4마리 나눔 하고 집에 와서 손질하려 하는데 한 마리가 부족합니다.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저보다 못 잡은 동료들이 꺼내 갔겠지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달라면 줄 텐데 말이죠....
어젯밤 퇴근 후 대구시리탕에 반주로 사케 두 잔 했습니다.
낚시 다녀온 그날 밤에 손질해서 널어 놓은 대구 한 마리가 바닥에 떨어져 이 꼴을 하고 있네요. 다행히 고양이가 안 물어갔기에 씻어서 다시 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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