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상어인 잉어과의 작은 '돌상어'
돌상어는 모래무지와 닮은 작은 민물고기로 바닥이 암반과 큰 돌로 이뤄진 하천 상류의 물살이 아주 빠른 여울에 사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한강과 금강 수계에서만 발견되며, 최근에 하천 개발과 정비 사업으로 하천들이 자연스러운 본래의 모습을 잃게 되면서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현재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산간 계곡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며, 2005년부터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상어 무리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돌상어는 모래무지와 비슷하게 생긴 작은 민물고기다.
돌상어는 바닥이 암반과 큰 돌로 이뤄진 하천 상류의 물살이 아주 빠른 여울에 산다.
그래서 몸은 전체적으로 유선형이지만, 머리의 아래 부분이 평평하고 가슴지느러미가 빳빳하고 좌우로 퍼져 있어 바닥에 붙어서 살기에 적합한 체형이다.
복지부동에 적합한 이런 체형 덕분에 돌상어는 빠른 물살에서 살 수 있다.
그런데 왜 생뚱맞게 돌상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바다에 사는 상어를 한자로 사어라고 하는데, 피부가 모래처럼 까끌까끌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모래무지 종류도 사어라고 불렀다. 모래무지는 모래 바닥에서 살아서다. 사어를 ‘상어’로 읽는 것은 옛말의 흔적 때문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물고기 어 자는 그 앞에 오는 글자에 이응을 붙여서 소리를 냈다. 이어를 ‘잉어’, 부어를 ‘붕어’, 수어를 ‘숭어’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마도 돌상어라는 이름은 모래무지를 닮았는데, 돌이 많은 곳에 살아서 붙은 이름으로 보인다.
충북 옥천군와 영동군 방언으로는 ‘꽃고기’라고도 하는데, 진달래꽃이 필 무렵에 하천에서 많이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돌상어는 분류학적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꾸구리와 같은 속에 묶일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또 꾸구리와 마찬가지로 한반도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으로 사는 수계도 같아서 한강과 금강 그리고 거기에 딸린 여러 지류에서 발견된다.
상어와 꾸구리의 생김새를 살펴보면 우선 돌상어는 수염이 꾸구리에 비해 모두 짧으며, 몸 옆에 꾸구리와 같은 갈색 무늬가 없어서 구별된다.
또 꾸구리는 지느러미에 작고 검은 점으로 된 줄무늬가 있지만 돌상어는 아무 무늬도 없다.
돌상어는 몸길이가 10∼15cm이다. 15cm가 넘는 것도 간혹 관찰된다. 몸길이는 태어나서 1년이면 약 4cm, 2년이면 6∼8cm, 3년이면 10∼12cm 정도로 자란다.
주둥이는 뾰족하고, 입 주변에 짧은 수염이 4쌍 있다.
몸은 옅은 노란색이고 등 쪽에 약간 짙은 반점들이 흩어져 있다. 옆줄이 뚜렷하며, 거의 직선인데 앞쪽은 배 쪽으로 약간 휘어져 있다.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 사이의 배에는 비늘이 없고 미세한 돌기가 있다.
지느러미에 꾸구리에게서 보이는 작고 검은 점으로 이뤄진 줄무늬가 돌상어에게는 없다. 지느러미에 아무런 무늬가 없다.
돌상어는 한강과 금강 수계의 일부 하천에만 분포하고, 서식할 수 있는 환경도 아주 제한적이라서 원래부터 개체 수가 많지 않은 종이다.
과거에는 하천 오염이 돌상어가 줄어든 주요한 원인이었지만, 지금은 서식지 파괴가 주된 원인이다.
곳곳에 제방과 보를 축조하고 하천 정비를 하는 등 각종 공사로 하천들이 자연스러운 본래의 모습과 급여울 부분을 잃게 되면서 돌상어 역시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그 결과 돌상어는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산간 계곡에 제한적으로 분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사라지면 영원히 사라지게 되는 돌상어 같은 고유종들을 아끼고 보존해야 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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