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에돔낚시가 잘 되는 계절
남해안과 동해안은 5월 중순~10월 중순이 벵에돔낚시 시즌이다.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에는 남해 먼 바다인 여서도 · 거문도 · 추자도 같은 곳에서만 벵에돔이 낚인다.
특히 겨울철 남해 먼 바다에서 낚이는 벵에돔은 씨알이 40㎝ 이상으로 굵게 낚이는데, 주로 감성돔을 노리는 채비에 함께 올라온다.
그만큼 겨울에는 바닥층에서 벵에돔이 입질한다는 것이다.
12월 초순은 남해 먼 바다의 벵에돔 씨알이 가장 굵을 시기이며, 1월 중순을 넘기면 마릿수가 급격히 떨어진다.
남해 원도의 초등 감성돔 시즌이 겨울 벵에돔 호황기와도 맞아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제주도는 연중 벵에돔낚시가 잘 되지만 최고의 시즌은 장마철과 초겨울 시즌이다.
장마철은 긴꼬리벵에돔이 대거 몰려와 마릿수 조과를 안겨주는 시기로, 평균 30~40㎝ 씨알 재미를 함께 누릴 수 있다.
그 다음 피크 시즌은 초겨울, 즉 12월 한 달을 최고로 친다. 이때는 긴꼬리벵에돔 평균 씨알이 35㎝ 이상으로 굵어지며 50㎝에 육박하는 크기도 종종 올라온다.
그 외의 시즌에도 벵에돔은 잘 낚이지만 이 두 시기의 조황이 가장 뛰어난 편이다.
가장 낚시가 안 되는 시기는 3~4월로 길게는 5월까지도 부진하다.
이때는 수온이 너무 낮아 벵에돔이 연안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다. 이후 6월 초 장마기가 시작되면서 제주도 벵에돔낚시의 호황기가 시작된다.
벵에돔낚시가 잘 되는 조건
① 날씨
벵에돔은 맑은 날씨보다는 꾸물꾸물한 흐린 날에 입질이 잦은 편이다.
경계심이 강한 어종으로 너무 맑은 날씨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잔뜩 흐려 비가 약간 내리거나 올 듯 말 듯한 상황이 가장 좋은 편이다.
또 약간의 파도가 일어 포말이 발생하는 상황도 좋은 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한 날씨에는 벵에돔이 수면 가까이, 연안 가까이 접근하는 데다 굵은 씨알들도 겁 없이 얕은 곳으로 나오므로 대물을 낚을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② 물때
대체로 사리 물때의 조황이 앞선다. 벵에돔은 조류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활성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또 조류가 빠르면 그만큼 파도도 많이 발생하고 와류도 잘 형성되므로 벵에돔이 몸을 은신하기에도 적합하다.
또 사리 물때에는 조고차가 커지므로 평소 공략할 수 없었던 간출여나 수중여 뿌리까지 접근할 수 있어 매우 유리하다. 조금 물때에는 벵에돔 씨알이 잘 게 낚이는 편이다.
③ 시간
〈벵에돔의 시간대별 회유〉
벵에돔낚시의 황금 시간대는 이른 아침과 초저녁으로 구분된다. 여명과 황혼으로 불리는 이 두 시간대가 유력한 것은 벵에돔의 경계심과도 관련이 깊다.
사방이 어둑할수록 경계심 없이 연안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물도 대부분 이 시간대에 올라온다.
포인트 여건에 따라 잘 되는 시간대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수심이 얕은 여밭이라면 주로 해질녘에 낚시가 잘 되는데, 모든 바닷고기가 이 시간대에 얕은 연안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반면 수심이 깊은 절벽이라면 여명과 황혼은 물론 낮에도 입질을 받을 확률이 여밭보다는 훨씬 높은 편이다.
수심이 깊을수록 물속도 어둡고 벵에돔이 안정을 느끼고 은신하기 좋기 때문이다.
벵에돔낚시 포인트
벵에돔낚시 포인트는 조류 소통이 좋은 지형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감성돔은 조류 소통이 좋지 않은 홈통이나 만입부에서도 곧잘 낚이지만 벵에돔은 원활한 조류 소통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 이유 중에는 밑밥을 통한 집어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① 콧부리 지형
밀물과 썰물이 강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갯바위 콧부리 지형은 어떤 곳이나 명당이 된다.
강한 조류가 스친 뒤 돌아드는 조경(潮境) 지대를 노릴 수 있고, 조류가 서서히 살아나거나 죽기 시작할 시점에는 본류를 직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류대낚시에서는 아주 먼 거리에서도 벵에돔이 입질하므로 100m 이상의 먼 거리까지 채비를 흘려볼 필요가 있다.
이후 중썰물 또는 중들물이 돼 조류가 너무 빨라지면 발밑 조경 지대를 노리는 게 유리하다.
이때는 밑밥도 발밑에만 주는 게 바람직하다. 본류에 바로 주면 어군이 멀어지므로 오히려 불리해진다.
② 절벽 지형
한낮에도 벵에돔을 만날 수 있는 포인트 여건이다.
벵에돔은 물빛이 맑고 조류가 약해지면 경계심이 높아지는데 이런 악조건을 깊은 수심이 무마시켜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 시간에도 물때만 잘 맞춰 공략하면 벵에돔 입질을 받아낼 수 있다.
다만 낮에는 평소보다 깊은 곳에서 벵에돔이 입질하므로 전유동 기법을 활용해 중층 이하까지도 채비를 내려볼 필요가 있다.
③ 여밭 지대
이른 아침과 해질녘에 노려볼만한 포인트다.
수심이 너무 얕아 낮에는 큰 벵에돔이 얼씬대지 않지만 특히 주위가 어둑해지는 해질녘에 대물 벵에돔이 떼로 몰려들 때가 많다.
이때는 수심이 1~2m밖에 안 되는 곳에서도 50㎝가 넘는 벵에돔을 만날 수도 있다.
그 외에 주의보가 내려 파도가 거칠어지고 물색이 탁해져도 벵에돔의 경계심이 누그러들어 대물들이 곧잘 낚인다.
④ 방파제 포인트
겉으로 보면 모두 비슷하게 생긴 것 같지만 방파제에도 포인트가 따로 있다.
가장 유력한 곳은 방파제가 중간에 꺾이는 지점, 방파제의 가장 끝 부분, 물속에 수중여나 공사 때 무너진 테트라포드가 잠겨있는 곳 등이다.
방파제가 중간에 꺾이는 지점과 끝 부분은 조류의 흐름에 변화가 생기는 때문인데, 벵에돔은 조류가 꺾여드는 지점에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유형의 포인트는 모든 대상어들에게 좋은 은신처이자 사냥터가 되기도 한다.
물속에 잠긴 수중여나 테트라포드 역시 방파제를 따라 회유하던 벵에돔이 잠시 머물거나 은신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좋은 포인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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