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편--------------
선배와 난 영호가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내쪽 포인트에서 둘이 낚시를 하였다.
선배는 아직도 분이 안풀린듯 '뭐 이린게 다 있노? 내 낚시 어릴때 부터 했지만 이런적은 첨이네..'
하며 궁시렁 궁시렁 하고 있었다.
나 역시도
-영호가 오면 뭔지 밝혀 지겠죠. 혹시 대물 혹돔 아닐까요?
그렇게 말을 했지만 선배는 혹돔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을 하였다.
내쪽 포인트에서는 전방 으로 찌를 좀 흘리다가 여 있는부분에서 뒷줄을 당겨 주었다가 놔주면 영락없이 입질이 왔다.
난생 처음으로 연속 입질을 받았으며 이렇게 신나게 낚시를 해본적도 드물다.
하지만 물때가 바뀌어서 인지 그 많던 입질도 이제는 뜸해졌다.
씨알 역시도 참돔에서 상사리로 바뀌고 있었다.
수중 지도가 있는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지는 전혀 몰랐다.
설마 했지만 정말이지 딱들어 맞는 것이었다.
궁금한것은 선배쪽에서의 그 가공할만한 입질이 궁금해서 선배 역시도 안달을 하고 있었다.
충무할매김밥 으로 끼니를 때우고, 촛대바위에 걸린 햇님도 뒤로 넘어 가며 어느덧, 오후5시가 훌쩍 넘고 말았다.
촛대 바위는 정말이지 야영 하기에는 딱 맞는 곳이기도 하다.
텐트를 칠곳이 두군데나 되었고, 평평한 곳이 있기에 식사나 쉬기에는 너무도 안성 맞춤이었다.
보통 때는 낚시를 하다가 입질이 없으면 이리저리 포인트를 바꿔 보기도 하는데
들물이나 날물때 확실히 그 포인트만을 공략 하면 입질이 온다는 보장이 있었기에 어쩌면 너무도 쉬운 낚시를 하고 있는것 같아, 근처의 낚시꾼들한테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얼마전에 근처 낚시꾼들이 철수를 하면서 우리쪽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자기네들끼리 뭐라고 말을 하는것 같았다.
그것은 안들어 봐도 뻔한 이야기 일것이다.
엄청난 놈이 물었는데 다 터졌다. 낚시대가 뿌러 졌다. 그런 말들을 하며
그 사람들도 우리가 앉은 포인트에 곧 들어 올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영호와 다시 한번 통화를 했다.
돌돔대 3대와 먹을것 등을 준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선배의 그쪽 포인트를 가르키며 내일 있을 파이팅에 몸서리 쳤다.
'돌돔대 한대씩 들고 힘겨루기 한번 해보자~
세명이서 끙끙데고 낚시대 부여 잡고 있는 모습을 누가 보기라도 하면 이 자리 이제 난리 날것이다.'
-하하 그렇겠네요. 근데 뭐 고기가 그렇게 물어 주기나 한데요?
'모르지 뭐 낚시대 세대 다 물어 줄지..'
그렇게 우리는 잡담을 갯바위에 늘어 놓고 있었다.
해는 뉘엿 뉘엿 촛대바위 뒤로 넘어 가고 바다에는 어느덧 어둠이 내리기 시작 했다.
살림망에는 대물 참돔은 아니지만 씨알 좋은 참돔들이 몇마리인지도 모르게 가득히 차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살림망에 고기가 가득 하면 속이 뿌듯하며, 기분이 가벼워 진다.
언제나 집에는 한두마리 뿐, 나머지들은 아는 분들에게 다 나누어주곤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주말이 되면 전화들이 온다.
'참님 낚시 안가요? 이번에 괴기 두마리만 부탁 해요'
-네 잡으면 드릴꼐요.
이렇게 거절을 못하고 항상 낚시 올때 마다 고기 예약을 받는다.
낚시의 즐거움 중에는 나누어 먹거나, 나누어 주는 즐거움이 있는것을 사람들은 알것이다.
낚시의 즐거움이 몇가지나 될까?
낚시를 가는 즐거움, 설레임의 즐거움, 손맛의 즐거움, 좋은경치를 볼수 있는 즐거움, 입맛의 즐거움
등등 헤아릴수 없을 만큼의 즐거움들이 있다.
누가 그랬던가? 낚시하는 시간은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촛대 바위는 잠잘곳이 많다. 먼데서 보면 뾰쪽한 바위 같지만 막상 그 자리에 올라타 보면, 편안하게 잠잘곳이 두군데나 된다.
어둠이 완전히 깔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선배와 난 잠을 청했다.
먼데서 아련하게 뱃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코끝으로 스치는 비릿한 내음들...
순간 이곳이 촛대바위이고 내가 낚시를 왔다는 것을 감지 하고는 벌떡 일어 났다.
아니나 다를까 저쪽에서 배 한척이 우리쪽에 써치를 비추고 있었다.
영호다 영호가 온것이다.
난 선배를 흔들어 깨웠다.
-선배님 영호 왔어요, 배왔어요~
선배는 뒤척이며 '어 알았어~ 몇시고?'
-4시 좀 넘었어요. 빨리 일어 나세요~
배는 거침없이 촛대바위로 씩씩하게 진입을 했다.
영호가 '참이형~~!!' 하며 짐을 갯바위로 들어 옮기었다.
난 영호의 짐을 촛대바위 위로 차근 차근 받아 챙겨 놓았고, 선배는 뒤에서 내가 올린 짐을 다시 더 윗쪽으로 올려 놓고 있었다.
영호가 갯바위로 왔다.
영호가 오자 마자 선배는 첫번째 말이 '영호야~! 돌돔대 가져 왔나?'
'그럼요 3대 가져오고 합사줄에 철저하게 준비 해 왔습니다. 혼무시도 한박스 가져 왔어요'
'그래 잘했다.'
'근데 고기는 많이 잡았어요?'
-야 말도 마라 살림망이 두개가 꽉 이다. 선배님은 다 터지고 낚시대 뿌러지고 내쪽에서는 참돔이 큰것부터 작은놈들까지 아주 부지기 수다.
'그래요? 그럼 뭐해요 언능 낚시 해야지. 그리고 그 지도좀 보여줘요'
선배는 영호의 말을 듣고 품에서 보물을꺼내듯이 지도를 펼쳐 놓았다.
그리고 영호에게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잇었다.
'봐라 이곳 있지? 이곳 빨간 표시가 돌돔 포인트야, 위에 숫자는 물때를 말하는것인데 어제 와 오늘 내일까지는 고기가 붙어 있다는 소리지. 그리고 참이가 한쪽은 검정색 으로 표시 된데 이곳이 포인트인데 이곳은 돌돔은 없고 참돔이 산다는 소리야. 이거 봐라 이곳에 여가 있지? 그리고 내가 계속 터진곳이 갑자기 푹 꺼지면서 턱이 있잔아, 그곳에서 돌돔이 물어 재끼는것 같아'
'후미 난 그것도 모르고 저번에 엄한데다 계속 밑밥질 하고 그랬네~'
'나도 이 지도 보고 그동안 헛짖 꺼리 한거 깨달았다.'
-근데 낚시를 해보니까, 초들물 중들물에만 입질이 온다. 다른때는 입질이 오긴 와도 씨알이 적고 입질도 뜸하다.
썰물때는 그냥 쉬는게 나을것 같다.
-이 화살표가 썰물 밀물을 말하는것 같아, 빨간색 화살표가 밀물 파랑색 화살표가 썰물~ 그렇죠? 선배님!
'어 그런것 같다.'
'일단 뭣좀 먹고 시작 하자구요, 먹을것 왕창 가져 왔어요'
영호는 낚시를 다니면 쿨러를 한개 꼭 가져 온다. 그 안에는 완전히 종합 선물 세트 이다.
참치, 곰탕 국물, 양념 갈비, 라면, 일회용 죽, 게다가 과일까지 언제나 풍부한 식단을 마련 하고 있었다.
우리는 기대를 하고 쿨러를 열어 보았다.
역시 영호 였다. 삼겹살과 음료수 등등이 눈에 띠기 시작 했고, 그안을 뒤적거려보니, 엄청난 음식물들이 있었다.
우리는 일단 삽겹살에 소주 한잔을 하기로 했다.
촛대바위 꼭대기로 올라가서 상을 별렸다.
버너를 키고 후라이팬에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고 있었고,
난 소주를 따서 종이컵에한잔씩 부었다. 딱 한병만 먹기로 했다.
우리는 고기와 삼겹살을 김치와 함께 개눈 갑추듯이 감추어 버렸다.
별들이 우리를 시셈 하듯이 유난히도 밝게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6시가 거의 다되면서 여명이 밝아 오고 잇었다.
우리는 서둘러 낚시 준비를 했다.
난 계속 참돔 낚시를 하기로 했고, 영호와 선배는 돌돔 낚시 준비를 하였다.
영호는 아이스박스에서 누런 박스를 꺼내어 들었다.
그 안에는 보기 좋게 참갯지렁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선배는 그것을 보고는 한마디 했다.
'이게 소고기 보다도 비싼거 아이가? 돌돔들이 팍팍 물어 줘야 델낀데....'
영호는 벌서 채비를 끝내고 비장한 눈초리로 포인트 쪽을 다시 한번 살펴 보았다.
'형님 저기 맞지요? 저쪽 내가 한번 덜져 볼테니까 맞나 봐주이소~'
하고는 채비를 미기를 달지 않은 상태로 던져 보았다.
'물이 앞으로 가니까 조금더 안쪽으로 던져라 그럼 맞을끼다'
선배가 다시 한번 포인트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난 영호가 준비해온 밉밥을 개면서 돌돔이 나올것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배와 영호는 목장갑을 끼고서는 바늘에 혼무시를 보기 좋게 꿰었다.
그리고는 캐스팅...
그리고는 초리대 끝을 강하게 째려 보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듯 했다.
하지만 코끝에 상큼한 바닷내가 내음내음 날때면 지금 내가 살아 있구나 라는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역시 였다.
두어번의 캐스팅 끝에 선배의 초리가 사정 없이 바다로 내리 꼿았다.
난 참돔 낚시를 접은체 돌돔대 한대를 부여 잡고 초리끝에 신경을 모으고 있었다.
선배가 챔질을 하자 역시 영호도 챔질을 했다.
둘은 바다에서 바위를 꺼집어 내듯이 있는힘을 다해서 릴링을 하고 있었다.
'우~~뭐 이런게 다 있노? 이거 고기 맞나?'
그 두꺼운 돌돔대가 활처럼 휘어 있었고, 선배의 이마에서는 벌서 땀이 송글 송글 맺혀 있었다.
영호 역시도 옆에서 끌어 올리는 폼세가 당난이 아니었지만 선배 보다는 먼저 영호가 50 센티 가까이 되는 돌돔을 갯바위에 안착 시켰다. 영호는 연심 탄성을 지어내고 있었다.
바로 미끼를 꿰어 다시 캐스팅을 하였다.
하지만 선배는 아직도 돌돔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낚시대에서는 바람 가르는 소리가 엄청크게 들리고 있었다.
5분여가 흐르자 선배의 앞에 헐떡 거리는 놈은 63센티의 돌돔이 억울 하다는듯이 선배를 노려 보고 있었다.
어제 이런 고기들이 2호대 3호대를 유린한것이다.
고기들의 크기를 보니 어제의 부러진 낚시대와 끊어진 목줄로는 당연히 감히 엄두도 안나는 씨알 들이 었다.
꿰미에 고기를 끼우고 바다로 던지기 위해서 걸어가는데도, 꼬리가 바닥에 닿을 지경이 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할뿐이었다.
채비가 바닥에 안착되고 3분 정도면 바로 입질이 왔다.
채비는 원줄이 15호, 와이어 39번 한발 정도를 자르면 1미터 50 정도가 된다. 밑에 스크류 도래를 달고 캐브라 줄에 낚시바늘을 달고, 봉돌은 유동식으로 40호 를 달았다.
채비는 적중이 었다.
3대가 전부 그 채비로써 공략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입에서 단네가 나도록 돌돔의 손맛 아니 몸맛을 봐야만 했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떨려서 담배 하나 제대로 피우지도 못하고 귀신에 홀린 사람들 처럼,
혼무시를 달고 그리고 돌돔을 바다에서 꺼낸다는 표현이 맞을것이다.
그렇게 두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우리셋은 갯바위에 나뒹구러져 있었다.
두어시간이 지나자 입질이 끊겼다.
그렇게 그놈들은 어제는 낚시대를 오늘은 사람을 유린한것이다.
하지만 승리는 우리셋의 것이었다.
촛대바위 상단 부분에는 얼룩무늬의 돌돔들이 장판처럼 펼쳐져 있었다.
퍼덕 거리는 힘이 얼마나 좋은지 갯바위가 들썩 거릴정도였다.
영호는 두다리를 갯바위에 뻗은체
'형님 이거 우리가 잡은거 맞나요? 이거 팔아도 돈이네~~'
'그러게 말이다. 이걸 다 어쩌냐? 휴~~'
-살려 줘요~
둘은 나를째려 보았다. 다른놈들은 살려 줘도 돌돔은 못살려 준다는 표정이 었다.
이유는 영호나 선배가 돌돔을 너무도 좋아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처음에 꿰미에 꿰어 놓은 돌돔과 바닥에 펼쳐 놓은 돌돔들은 세어 보기 시작 했다.
26마리였다. 돌돔 26마리..... 정말이지 황당한 게임 이었다.
작은놈이 40 센티 정도 큰놈은 68센티까지 였다.
난 바로 월간 바다낚시에 전화를 했다.
-남기자 나야 참이야. 영호하고 선배님 하고 촛대바위 낚시 왔는데 우리가 사고좀 쳤네.
통영으로 철수 할테니까요, 사진 찍으로 통영으로 와~
'뭘 잡았는데 그래요?'
-놀라지 말아, 돌돔 26마리 나왔어. 40에서 70까지 아 빨리 오라니까
'네? 어휴~ 정말이죠?'
-내가 거짖말 하겠어? 정말이니까, 빨리와. 그대신 그냥 촛대바위라고만 하지 어디에 어떻게 던졌냐고는 물어 보기 없기다.
'네네 알겠습니다. 몇시 철수세요?'
-1시면 철수 할꺼니까. 참돔도 씨알 좋은것있고. 기사꺼리 충분할꺼야
'네네 알겠습니다. 1시까지 통영으로 갈꼐요.'
그렇게 약속을 하고는 우리 세명은 갯바위에 드러누워 버렸다.
하늘을 보고 있자니 촛대바위가 우리를 굽어 보고 있었고, 담배 한모금이 너무도 맛있었다.
어깨와 허리는 아팟지만 기분좋은 통증이 었다.
고개를 옆으로 돌려 돌돔들을 쳐다보니 이놈들은 우리의 표정과는 정반대 였다.
우리는 대사를 끝낸 장군들 처럼 흐뭇하고 평화로왔지만 그들은
이를 악물고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선배님 다음 지도에는 뭐가 나옴담니까?
영호는 내가 한소리에 벌떡 일어서며 나와 선배를 번갈아 가며 쳐다 보았다.
-------------------------27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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