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편--------------
뒤에서 나는 발자국소리는 누구이고
또 대답은 누가 했단 말인가?
또 내 앞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사람이 누군가 생각을 하니 정신이 혼미 해 졌다.
여름밤이지만 써늘함이 목 뒤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난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 질때 까지 아무말도 못하고 뻣뻣하게 굳은체 텐트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텐트 자크를 열면서 ' 니뭐하노?'
선배의 목소리 였다.
'니 얼굴이 와그렇노?'
-선배님 저 앞에 있는 사람 누구에요?
'누가 있다고 그래?'
-선배 모자 쓰고 있는사람이요.
난 그렇게 말을 하면서 좀전에 내가 본 모자를 쓰고 낚시 하던 사람쪽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선배는 그쪽으로 성큼 성큼 다가가더니, 선배의 밀집 모자를 주워 왔다.
'누가 있다고 그러노? 이시간에 여기에? 난 니 자길레 저 위 평평한 데서 자고 있었는데 웬 호들갑이고?'
-흐미 미치겠네요. 저쪽에서 선배가 낚시 했잔아요. 장난치지 말고요.
'아니다. 난 니 자고 내도 바로 잤다.'
-그럼 저 앞에서 낚시 하는 사람 못봤어요?
'니 지금 뭔소리 하노? 누가 있단 말이고?
-어휴~ 저 그럼 귀신 본거에요? 선배님 모자를 누가 쓰고 낚시 하는것을 좀전에 봤다니까요. 어휴~~
선배는 나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니가 본게 사람 맞나? 정말 사람의 형체를 봤단 말이가?
-네
난 힘없이 대답했다.
'야야 귀신 맞나보다, 저번에도 어떤 사람이 여기서 낚시 하는 사람의 형체를 봤다고 하던데
니가 그것을 봤나보다. 진짜 여기에 뭐가 있긴 있나보다, 어휴~~나도 등골이 다 오싹 하네. 일단 들어 가자'
선배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좁은 텐트 안으로 몸을 추스렸다.
여름밤 이지만 텐트안에서는 한기가 돌았다.
둘은 한동안 텐트 안에서 조용히 있었다. 바깥의 분위기에 신경을 곤두세운체...
작은 바람소리에도 우리는 두눈을 마주쳤고, 그 누구도 바깥에 나가기를 꺼려 했다.
그렇게 하얀 밤을 지세우고 새벽이 오면서 동이 터왔다.
선배역시도 쾡한 얼굴로 나를 보며 배 불러서 어서 나가자. 내 여기 다시는 안온다.
-선배는 못봤으면서 왜그래요? 난 봤어요.
'못보니 더 상상이 간다. 니 말들으니 더 무섭다 휴~'
-나도 여기 다시는 안온다. 어제 내가 본게 도대체 뭐에요? 휴~ 진짜 궁금하네.
그 귀신이 만약에 뒤라도 돌아 봤으면 난 아마도 기절 했을거에요.
'으흐~ 말도 마라 살벌 하다'
우리는 날이 세었는데도 배가 올때까지 갯바위로 나가지를 못하고 텐트안에서 자는둥 마는둥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8시가 되자 배 엔진 소리가 나는것을 확인 하고는 약속이나 한듯이 둘은 텐트안에서 튀어 나와
짐을 정리 하였다.
정리 하면서도 어젯밤의 그 귀신을 본데로 시선이 자꾸 갔다.
선배는 그 밀집 모자를 도저히 가져 갈수 없다고 하면서 갯바위 사이에 모자를 던져 놓았다.
그리고는 배가 와서 우리는 철수를 하였다.
선장은 얼굴들이 왜 그러냐며 의아해 했지만, 우리는 말을 하진 않았다.
우린 배 뒤에서 멍 하니 앉아서 육지로 갈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배는 굉음을 내며 바다를 가르고 있었다.
'내 낚시 다니면서 이런일은 처음이네~'
'뭔일 있었어요?'
선배의 말을 듣고는 궁금한지 선장은 선배를 쳐다 보며 물어 보았다.
'난 못봤는데 후배가 귀신을 봤어요.'
'음..'
선장은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앞만 보고 배의 키를 잡은체 대꾸를 하지 않았다.
'여기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진짜 후배가 봤다는소리를 하니 이거원 믿어야 할지..'
'그 귀신이 앉아서 낚시를 하고 있지 않았던가요?'
-네 맞아요 앉아서 낚시를 하고 있었더랍니다.
'그럼 맞구만 그 모습으로 귀신을 봤다는 사람이 몇 됨니다.'
난 그 말에 더욱 소름이 끼쳤다.
'최근에는 작년에 거기서 사람이 죽었고, 그전에도 그곳에서 사람이 많이 죽어 나갔어요.
시체도 못찾은 거의 실종이지만 다 죽은 셈이지요.'
선배와 난 엔진소리에 시끄러웠지만 선장의 말을 또박 또박 듣고 있었다.
우리는 선장님의 말을 듣고는 두눈이 동그래 졌다.
믿고 싶지 않았고, 다시는 생각하기 싫은 장면 이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 와서 당분간 난 낚시를 다니지 않았다.
그 소름끼침을 직접 체험 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것이다.
예전에 애인을 사귀다가 애인이 교통 사고로 죽은 적이 있다.
난 너무나도 사랑한 애인 이었기에 꿈속이라도 한번 보았으면 하는마음에, 별아별 방법을 다써보고는 했다.
하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이었다.
꿈에서 그녀가 내 손을 잡고 어디로 마구 뛰어 가는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어떤 건물 앞에서 나에게 배고 고프다고 하면서 밥을 달라고 하였다.
난 정신을 차렸고, 깨어 보니 꿈이 었다.
그녀가 죽고 처음 꿈속에서 나타난지라 난 한동안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날이 그녀의 생일 이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꿈속에서 보려고 했을때에는 안나타 나다가 나도 기억 하지 않았던 그 아이의 생일날 새벽에 꿈에 나타난것이다.
난 그날 저녁 조촐하게 생일상을 차리고 혼자서, 그녀의 영혼을 달레 주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역시 1년만에 다시 꿈속에 나타나서는 어느 구정물에 빠져있는 그녀를 꺼내 보니 얼굴에 온통
검정색의 오물이 묻어 있었다.
난 물이 나오는 호수로 그것을 닦아 내기 위해 노력을 해보았지만, 그것은 지워지지 않앗다.
역시 꿈을 깨어 나름데로의 해몽을 해보았다.
그것은 그녀가 나에게 메시지를 준것 같다.
그날이 그녀가 죽은지 딱 일년이 되었던 날이 었다.
이제는 자기를 잊고 새출발을 하라는 뜻인것 같았다.
난 그녀의 사진과 그녀의 흔적들을 그녀의 뼈를 뿌린 한탄강으로 가서는 모두 태워 버렸다.
그리고 힘들었지만 그녀를 내 마음속에서 서서히 떠나보냈다.
그게 벌써 8년전이다.
나의 아픈 추억이자 이상한 경험 이었다.
그런 일들을 경험을 했던 나로써는 얼마전에 갯바위에서 본 그 귀신의 존재는 나에게 어떤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 결과 나름데로 결정을 한것은 당분간 낚시를 안가기로 한것이다.
사람들이 바보 같다고 하여도 그런 기분이 계속적으로 드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선배와 후배 영호는 계속 여름낚시를 다녔다.
난 일에만 몰두 하고 낚시를 안다닌지 두어달이 지났다.
이제 여름은 어느세 저쪽으로 사라져 버리고 더위의 꼬랑지는 살랑 살랑 꼬리를 치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감성돔 시즌이 도래 하였다.
난 9월달 부터 낚시를 다니기로 맘을 먹었다.
이제 9월은 코앞에 있었고, 난 병사가 전쟁터에 나가기전 자기의 총기를 손보듯이 낚시대를 닦고 손질을 하였다.
본격적인 감성돔 시즌이 오자 선배와 난 몇개의 조구업체의 필드스탭을 하기에 이르렀고, 가을부터 왕성한 활동을 보이기
위해서 이런 저런 준비들을 하고 있었다.
가을 시즌의 첫 단추를 끼워줄곳은 전남 고흥권에 손죽도로 결정을 하고 출조를 나가기로 했다.
고흥에 선배인 한바다호를 타고 손죽도로 향하고 있었다.
너무도 오랜만에 본 한바다호 선장님이라 반가움이 이루 말할때가 없었다.
-형님 아이고~~오랜 만입니다.
'야 참아 니 죽은줄 알았다 이눔아~ 자주좀 오지 더워서 잠수함이라도 타고 놀았냐?'
-저 갯바위 갔다가요 귀신 봤어요. 그다음부터는 낚시가 영 찝찝 하더라구요.
'하하 이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냐? 난 귀신은 못보고 도사는 봤다. 광도에서..'
-도사요?
'어 그 도사가 광도 높은 갯바위에 앉아 있으면 그다음날 사람이 꼭 죽어 나간다. 그래서 난 그 도사를 보면
손님을 광도로 안모시고 간다. 하여간 그 사람을 우린 도사라고 불르고 있어. 기분 나쁜 도사야~'
-오~그런일이 있군요. 하여간요 전 도사고 귀신이고 간에 이번여름이 아주 죽다 살아 났어요.
다시는 여름 밤낚시 안할랍니다. 무시워요~~ 으으
'니가 그렇게는 말하지만 내년 되바라. 다시 할테니 두고봐라 이놈아~'
-그럴까요? 뭐 그럴수도 있고...
대화를 하는 도중에 우리는 손죽도에 도착을 했다.
선배와나와 영호는 손죽도 지마 포인트에 내려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갯바위 에서의 라면이란 정말 맛을 안본 사람이라면 그 맛을 표현 하지 못한다.
우린 국물까지 싹 비우고 채비를 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선배와 나와 영호는 늘 다른 홋수의 찌로 채비를 한다.
그리고 그 중에 한명의 채비에서 고기가 나와준다면, 그 채비로 다시 세팅을 한다.
우리 셋이 낚시를 다니면서, 하나의 방법이라 할수 있다.
고기가 입질을 안하면, 이채비 저채비 꾸며 보아야 하고, 목줄도 항상 바궈봐야 한다.
그래서 우린 세명이 각자 다른 목줄로, 찌 역시도 각자 다른 찌로 세팅을 하고, 입질이 오는 채비로 전환을 하는것이다.
새벽에 밝아오자, 내 채비에서 먼저 입질이 왔다.
오랜 만에 맛보는 손맛이라 난 한참을 즐겼다.
즐기는 도중에 바로 선배와 영호는 동시에 '0.8 맞지?!' 하고 물어 보았다.
난 -오케이~! 하고 대답을 하였고 목줄은 1.5호를 썻다고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주었다.
둘은 약속이나 한듯이 채비를 다시 세팅을 하였다.
내가 잡은 첫고기는 감성돔 40이 조금 안되는 씨알 이었다.
1호대의 낚시대가 허리가 뿌러질것같은 느낌이었으나, 올라온 고기를 보니 좀 실망이 컷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감성돔이라 기분이 하늘을 찌를듯 했다.
그리고 채비를 바꾼 선배와 영호에게도 연속적인 입질이 왔다.
목줄을 1.75호를 쓰면 입질이 오지 않았고, 1.5호를 써야 입질이 들어 왔으며, 게다가 잔존 부력을 완전히 없에야만
입질이 들어 왔다.
수중찌는 좀 큰것으로 세팅들을 하였다. 이유는 물이 너무도 서서히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목줄에는 봉돌을 안달고 채비를 한것이 적중 한것 같았다.
영호에게 파괴적인 입질이 들어 왔다.
'형님 터질것 같습니다. 으으~ 괜히 1.5 목줄을 써서 이게 뭡니까? 으미 미치것네..'
-야 잘 좀 버텨봐라!
선배 역시도 거들었다.
'영호야 드랙을 살살 주면서, 높은곳으로 올라가라. 천천히 그래 천천히....'
1호대의 허리에서는 한겨울 시베리아에서 부는 바람소리가 역력하게 들려왔다.
'휘이이이잉`` 핑핑~!!'
앗~
감성돔이 아니었다. 바다 1미터 밑에서 뭐가 휙 지나가는데, 그것은 은빛이 아닌 선명한 줄무늬 였다.
그렇다.
돌돔이 입질을 한것이다.
아직 돌돔이 손죽열도에서 빠지지 않은것이다.
-야~! 돌돔이다 돌돔~!! 다 떳다 조금만 참아봐라~
그러길 3분여를 돌돔과 씨름을 하더니, 결국 그놈은 영호에게 백기를 들었다.
꺼내어 보니 40센티가 조금 넘는 돌돔이었다.
그녀석은 갯바위에 올라서자 힘겹게 헐떡 거렸다.
돌돔채비로 낚시를 했다면 그저 쉽게 올라올 고기 인데, 1호대에 원줄 2.5호 목줄1.5호 의 채비로써는 좀 무리가 가는 고기였다.
돌돔을 우리는 흔히 갯바위에 폭군이라는 소리를 한다.
서서히 바닷속을 거닐고 있다가 낚시바늘에 걸리면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보인다.
약한 채비로 돌돔을 건져낸 영호에게 우리는 박수를 보냈다.
돌돔이 바다를 휘저어서 그런지, 그 이후로는 고기의 입질이 끊어졌다.
'형님 썰어 묵읍시다.'
언제나 회를 먹자고 먼저 이야기 하는 영호였다. 오늘도 역시 영호는 잡은 고기들을 썰어 먹자고 말을 하엿다.
-그러자 뭐~묵자고 하는건데 묵어야지..
사실 회써는 솜씨는 선배가 일품이다.
선배는 고기를 꺼내오라고 하고는 날카로운 회칼로 그놈들을 해체 하기 시작 했다.
감성돔 2마리와 돌돔 한마리. 영호는 식탁을 준비했고, 난 구경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 먹은후에 쓰레기 청소는 내 담당이었다.
우리는 오랜 세월을 같이 낚시를 하였기 때문에 서로의 할일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라면은 언제나 내담당 이었다.
선배가 말하기를
'참아 니가 끓인 라면은 증말 맛있다. 앞으로 라면은 니가 끓여라.'
-알겠습니다.
어느덧 바다에서 한가로이 먹이를 섭취했던 감성돔과 돌돔은 완전히 분해 되어
도시락 통 뚜껑에 보기 좋게 누워 있었다.
회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 눈앞에서 희한한 광경이 벌어지는것을 목격을 하였다.
-------------------------2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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