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24

낚시소설 10호바늘 제2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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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소설 10호바늘 제22편
2017년 12월 03일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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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떨림과는 틀리게 장내에 퍼지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당당하게 울리고 있었다.

'5등 부터 발표를 하겠습니다. 호명 받으신 분들은 단상으로 나와 주시고, 좋은 성적을 내신 분들께

많은 박수로 호응 바람니다. 그러면 5등부터 호명 하겠습니다.'

역시 일본말과 중국어 영어로 동시 통역 되어서 장네에 울려 퍼지고 잇었다.

'5등은 87번~!! 중국에 장스촨[張石川] 씨 나와주세요'

아나운서는 통역할 시간을 두면서 물을 한잔 마시고 있었다.

'4등은 등번호 32번에 고쇼 헤이노스케[五所平之助] 씨~!'

'3등은 역시 일본에 미조구치 겐지[溝口健二] 씨~~ '

'큰 박수로 맞이해주시기 바람니다.'

아나운서가 한탬포 쉬는가 싶더니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2등을 발표 하겠습니다. 2등부터는 더욱 큰 박수로 선수를 격려해주시기 바람니다.

2등은 한국에 등번호 121번을 달은 장서희씨! 네 여자 선수가 2등을 했네요. 축하 합니다.'

순간 난 뭔가의 감동에 복받쳐 올라,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다. 선배와 영호도 눈씨울이 글썽거리고 있음을

보았다.

서희는 우리쪽을 바라보고 놀라움을 금할수 없는 얼굴을 하고는 이내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고 단상으로 올랐다.

사람들은 우뢰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서희를 맞아 주었다.

한국사람이 처음 호명 되었으며, 그것도 여자선수가 2등상을 받는다는것이 놀라울뿐이었던 것이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내 귀전에 너무도 크게 들리고 있었다.

선배는 어느새 감정을 되찾고는 '어휴~1등을 해야지 2등이 뭐꼬?'

이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난 그말의 의미를 안다.

아나운서도 박수 소리가 너무 길게 나오자, 장네를 다시 한번 정리를 시키고는 일등을 발표 하였다.

'일등은 역시 한국선수인 이상호 선수가 차지 했습니다. 농어 85센티 를 잡았네요.~ 축하 드립니다.~'

우린 1등을 한 이상호 선수에게 박수를 쳐주었지만 서희가 2등을 한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다.

시상대에 서있는 서희도 눈물 짖는것을 볼수가 있었다.

그간 몇달간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었단 말인가..

그리고 서희의 새로운 인생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고 보면 참으로 선배의 생각이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느낄수 있었다.

난 울컥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겨우 진정 시키고는 서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어 보였다.

서희도 우리쪽을 보고 손을 흔들고 있었다.

장네에 기자들과 취재진들은 서희에게 촛점을 맞추었다.

바다낚시라는것이 남자의 전유물이 아닌것이다.

요즘은 여자들도 많이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음이 분명 했다.

그것을 서희가 증명을 해준것이다.

세계낚시월드컵 대회를 당당하게 서희는 준우승을 한것이다.

어쩌면 일등보다도 더욱 값진 이등일수도 있는것이다.

영호는 사진을 찍으러 앞에 나가 있었고, 선배와 난 자리에서 서희를 묵묵하게 바라보며 그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행사가 어느정도 끝나고, 서희가 우리에게로 왔다.

우리는 술자리를 마다 하고, 부산으로 돌아오기를 원했다. 서희에게 물어 보고 싶은것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어떤 고기를 잡았는지? 어느 포인트에서 낚시를 했는지? 정말 궁금한것이 많이 있었다.

영호가 운전을 하고 차에 타자마자 선배는 서희에게 말을 건냈다.

'자~ 보고 좀 해봐라 니가 우째서 이등을 했는지? 우리는 그것이 궁금하다. 하여간 수고 많았다.'

농담 섞인 말투가 밉지 않았다.

서희 역시도 대꾸를 했다.

'네 대장님 보고 드리겠습니다. 어제 오늘 잡은 고기가 숭어 하고 농어를 잡았습니다. 첫날 상사리 몇마리 하다가

안되겠어서, 저부력 채비로 하다보니 숭어가 잡히더라구요. 그리고 농어도 몇마리 했지요.'

-그래? 그럼 감성돔이나 참돔 벵에돔 잡은사람은 없었냐?

'네 첫날은 이상하게도 다 작은놈들만 나왔어요. 저도 만약에 숭어가 안나왔다면 결승전에 참가 못했을지도 몰라요.'

그렇다 어종 상관없이 대회를 진행 한다는소리를 들었긴 하지만 이렇게 서희에게 유리하게 작용이 될지는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설마 설마 하던일이 실제로 벌어지니 우리도 좀 어안이 벙벙했다.

서희는 계속 말을 이엇다.

'첫날 숭어잡구요. 오늘 이상한 포인트에 내렸어요. 수심이 얕은데 내렸는데, 하다가 하다가 안되서

대장님이 알려 주신데로 루어 꺼내서 던지고 감고 던지고 감고를 계속 하다가 뭐가 덜컥~! 하고 물길레

당겨 보니 농어 였어요. 그게 이런 큰 일을 벌일 줄 누가 알았겟어요 휴~'

-그래 잘 했다.

아무렇지 않은것 같지만 서희는 분명히 대견 스럽게 일을 해낸것이다.

우린 돌아 오는길에 서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배는 일본에 그 노신사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는 서희 이야기를 했으며, 서희를 필드스탭으로 쓰는것이 어떠냐고 물어 봤고

그 노신사는 바로 허락을 했다.

아마도 선배의 믿음감이 많이 작용이 된듯 하다.

서희 역시도 자기에게 자격이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더욱 열심히 노력 해서 충부한 자질을 갖춘 여조사가 되기로 다시 한번 우리에게 약속을 하였다.

앞으로 는 서희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것이다.

세계 낚시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서식어가 서희에게는 붙어 다니게 된것이다.

부산에 도착 하여서 우리는 조촐 하게 파티를 했다.

그리고 상금에 대해서 논의를 해보았다.

일단 서희에게 필요한 물품들과 그동안 생활에 좀 힘들었던 부분을 매꾸기로 했다.

그리고 앞으로 낚시에 관련된 것들을 그 상금으로 쓰기로 했다.

조촐한 파티는끝이 나고, 흐뭇한 얼굴로 다들 집으로 돌아 갔다.

그리고는 아무일 없다는듯이 2주가 흘렀다.

한낮의 더위는 사람들을 기진 맥진 하게 만들었다. 장마가 시작 된다는 일기예보가 있었고

유난히도 태풍이 많은 부산에서는 올여름에 태풍을 조심하라는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을 무렵에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참아~ 귀신 잡으러 가자~'

-엥? 뭐요? 우리가 해병대에요? 귀신 잡으러 가게 하하~~

'야 그게 아니다. 너 갯바위에서 귀신 나오는데 가고 싶다고 했지? 귀신이 자주 나온다는 갯바위가 있는데

거기 한번 가보자. 이번 물때가 거기랑 딱 맞다. 갈레 말레?'

난 잠시 주춤했다.

어쩔가 생각을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대답을 해버렸다.

-선배님 그럼 남자 귀신 말고 여자 귀신 나오는데로 가요. 미팅이나 하게 헤헤~

'하여간 이번주에 간다 알겟지?'

-네 알겠어요.

대답은 했지만 뭔가가 찝찝 했다.

몇일이 지나고 낚시 가는날이 왔다. 선배와 난 간단하게 준비를 하고, 점심을 항상 먹는 문현동 식당에서

먹고는 동서 고가도로에 차를 올렸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차는 평소보다 빨리 소통이 되었다.

낙동대교를 건너서 남해 고속도로를 타고 남해쪽으로 빠진것이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차안에서 선배에게 여러가지를 물어 봤는데

오늘 갈 포인트가 귀신을 본사람이 몇 된다는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혼자 있을때나 그렇지 둘이 있을때 설마 그런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오후 4시에 배를 타기로 했다.

야영을 해야 겠기에 짐이 많았다.

남해에서 배를 타고 포인트로 들어 간 시간이 5시 정도 였다.

짐을 다 옮기고 텐트를 쳤다. 어차피 밤에 낚시를 어느정도 할 것이고

텐트가 이인용이기 때문에 한개만 쳤고 우리는 밥을 먹고 바로 낚시를 시작 했다.

대상어종은 참돔이었다.

준비 해온 청갯지렁이를 8호 바늘에 5마리 씩 꿰어서 흘리기 감고 또 던져서 흘리고 감고를 반복 하였다.

'9시쯤이 만조입니다. 그때를 놓치지 마이소 참돔이 그때 입질을 많이 합니데이~'

선장님의 말이 생각이 났다.

일단은 밑밥 5장에 파우더 한장 정도를 섞어 준비를 해놓았고, 큰 주걱으로 밑밥을 치며 참돔을 유인 하기 시작 했다.

점점 갯바위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 했다.

8시가 거의 되자 완벽한 어둠안에 우리둘은 서있었다.

-선배님 입질이 슬슬 올시간이 된것 같네요.

'그래 이제 긴장 하고 해보자~'

우리는 벌써 부터 전자찌로 채비를 바꾸었고,

난 70미터 정도 선배 역시도 그정도 흘렸다가는 다시 감아 드리고를 반복 했다.

까만 바다에 뻘건 색의 야광채가 동동 떠내려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저 찌가 눈앞에서 사라질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을때 였다.

두개였던 빨간색의 찌가 한순간 한개로 되었다.

'참아 ~ 왔다~!!'

재빨리 선배를 쳐다 보자 낚시대 우는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참돔 전문 낚시인 다웠다.

역시 나보다 먼저 입질을 받은것이다.

물이 빨라서 둘다 5호찌를 사용 하고 있었다.

수심은 13미터를 주었고, 순간수중을 쓰고 있었다.

선배의 릴링이 끝나고 뜰채를 데어서 고기를 건져 냈다.

50센티 정도가 되는 참돔이 뜰채안에서 퍼득 거렸다.

'고기 들어 왔다. 빨리 해바라'

-네 알겠어요, 나도 손맛 봐야지~~

역시 였다.

지렁이를 5마리씩 꿰다가, 선배의 입질을 보고는

튼실한 놈으로 7마리를 꿰어서 던지고는 50미터 정도를 흘렸을까?

찌가 없어짐을 확인도 하기전에 낚시대 앞으로 쭉~ 하고 내 팔을 가져 갔다.

베일을 닫고 하늘 높이 낚시시대를 치켜 올리자, 이놈이 어떤놈인지 다시 한번 낚시대를 바다로 끌어 가버린다.

-우욱~~ 어휴~~ 선배님 뜰채요~~ 왔어요~~!!

'알았다 간다~~'

선배는 뒤뚱 거리며 뜰채를 가져다 줬다.

우리는 그렇게 몇마리를 더 살림망에 담을수 있었다.

어느 덧 머리위에 별들이 총총이 뜬것을 확인 할수 있었고, 그것을 확인 한 후에서야 입질이 끊겼다는것을 알아 챌수 있었다.

한동안 오던 입질이 갑자기 뜸해 진것이다.

'참아 우리 한마리 쓸어 묵자~'

-좋쵸~ 선배님 쐬주 가져 오셨어요?

'야 그걸 말이라고 하냐? 밤낚시에 쐬주 없으면 우짜냐? 두어병 가져 왔다.'

-아싸~ 한놈 썰어 먹어요 그럼..

선배는 능숙한 칼솜씨로 40센티 정도 되는 참돔 한마리를 꺼내어 들고는 분해를 하기 시작 했다.

10분후에 코펠 뚜껑에는 좀 전까지 바다에서 유유히 떠놀던 참돔 한마리가 먹음직스러운 회감으로 변하여 있었다.

선배는 언제 준비를 했는지 양파 한개를 깍아서 내어놓았고, 초장을 둠뿍 찍어 소주 한잔을 하고 입에 회를 넣으니

천상천하가 내 품안에 있는것 같았다.

파도 소리와 간간히 들러 오는 괭이 갈매기 소리가 정겹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를 회에다가 소주를 간단히 하고 우리는 한숨 청하기로 했다.

그때가 11시정도가 되었었다.

선배는 나보고 먼저 자라고 하고 볼락 낚시를 좀 더 하다가 잔다고 했다.

난 거리낌 없이

-선배님 그럼 뽈라구 많이 잡아놔요. 집에 가서 구워먹게요.~ 화이팅~ 난 잠니다.

바로 텐트 안에 들어 갔고, 피곤한 하루에 소주까지 한잔 했으니 잠이 금방 들어 버렸다.

시커먼 먹구름이 다가왔다. 하늘 위에는 전부 시커먼 먹구름이 뒤덮여져 있었다.

그 먹구름이 이상하게도 누워있는 나에게 점점 내려 오는것이 아닌가?

먹구름에 형상이 눈앞 아주 가까이 펼쳐지자.. 이것이 꿈이라는것을 알아 챘다.

바람에 텐트가 나부끼는 소리가 좋지 않게 느껴졌다.

슬그머니 눈을뜨고 보니 옆에 있어야할 선배가 없었다.

난 텐트의 자크를 슬그머니 열고는 주위를 살펴 보았다.

선배는 저쪽 갯바위 끝에서 앉아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근데 좀 이상했다. 밤에 웬 밀집 모자를 쓰고 낚시를 한다는 말인가?

난 무심결에 선배를 불러 보았다.

-선배님~~!! 선배님~~!! 뭐해요? 고기 좀 나와요?

그런데 충분히 들릴만한 거리인데도 선배는 뒤를 돌아 보지 않았다.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한번더 불러 보기로 하고

조금 큰소리로 선배를 불렀다.

-선배님~~!! 선배님~~ 아~ 정말 삼이형~!! 형~!

난 웬만하면 선배에게 형 소리를 안한다.

이유는 부산에 와서 선배를 처음 만날때 부터 호칭을 그렇게 한것이다.

하지만 술을 좀 취하게 마신다던지 아니면 좀 급한 일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형 이라는 소리가 가끔 나오곤 했다.

지금이 그때인것이다.

-형~!!!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불러 보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말인가?

분명히 내 눈앞에서 선배를 불렀는데 뒤에서 대답 소리가 난다.

순간 난 등골이 써늘 해 짐을 느꼈다.

이유는 우리가 내린곳은 큰섬도 아니요. 그렇다고 배가 새벽에 들어 올곳도 아니며,

그렇게 크지 않은 '여' 이었기 때문이다.

이럴땐 어찌하란 말인가? 비명이라도 질러야 한단 말인가?

순간 뒤통수까지 뭔가 치밀어 오름이 느껴지며, 반쯤 내어 놓은 나의 상체를 텐트 안으로 감추었다.

그리고는 자크를 닫고 다시 한번 큰소리로 외쳤다.

-형 빨리 들어 와요~~!! 뭐해요? 빨리 들어 와요~!!!

난 무서움을 이기기 위해 더욱 큰소리로 선배를 불러 댓다.

그러자 텐트 뒤쪽 에서 발자국소리가 났다. 대답도 없이 그저 발자국 소리만...

짜각..짜각..

갯바위 장화 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린것은 처음이다.

소름끼침이 텐트안을 감싸고 돌았으며, 바닥의 냉기가 텐트 천장을 찌르고 있었다.

-------------------------2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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